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파울로 코엘료, <스파이> 中 p.89 그곳에 있는 어떤 것들은 눈부시게 황홀했고 또 어떤 것들은 그냥 싫었습니다. 인간이란 원래 그렇지 않은가요? 중간에 머물지 않고 극에서 극으로 치닫는 경향 말이에요. ​ p.208 사랑이란 타인에 대한 믿음이며 그 얼굴은 항상 신비롭게 감춰져 있어야 한다는 것을요. 우리는 매 순간 감정과 느낌으로 살아야 합니다. 우리가 그 암호를 풀려 하거나 알아내려고 하는 순간, 마법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. ​ p.209 그리스인들에게는 '메타노이아'라는 모순되는 의미로 가득찬 단어가 있습니다. 간혹 그 말은 후회, 회환, 죄의 고백,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약속 등을 뜻합니다. 또다른 의미로 그 말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너머로 가는 일, 회상이나 기억없이, 다음 발걸음을 어떻게 옮기게 될지.. 2024. 2. 10.
마이클 샌델, <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> 中 서론. 시장과 도덕 ​ p.28 삶 속에 나타나는 좋은 것은 상품화하면 변질되거나 저평가된다. 시장에 속한 영역이 무엇인지, 시장과 거리를 두어야 할 영역이 무엇인지 판단하려면, 해당 재화, 즉 건강,교육,가정생활, 자연, 예술, 시민의 의무와 같은 재화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.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고 도덕적이면서 정치적인 문제다.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례별로 이러한 재화의 도덕적 의미와 재화 가치의 적절한 평가방법에 관해 토론을 벌여야 한다. 시장지상주의 시대에는 이러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. 그 결과, 이러한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, 그렇게 하겠다고 결정하지도 않은 채, 우리는 시장경제를 가진 시대에서 시장사회를 이룬 시대로 휩쓸려왔다. 두 개념의.. 2024. 2. 10.
다자이 오사무, <인간 실격> 첫 번째 수기 ​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.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. ​ 제가 가진 행복이라는 개념과 이 세상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개념이 전혀 다를지도 모른다는 불안. 저는 그 불안 때문에 밤이면 밤마다 전전하고 신음하고, 거의 발광할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. 저는 과연 행복한 걸까요? 저는 어릴 때부터 정말이지 자주 참 행운아다, 라는 말을 들어왔습니다. 하지만 저 자신은 언제나 지옥 가운데서 사는 느낌이었고, 오히려 저더러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들 쪽이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훨씬 더 안락해 보였습니다. ​ 생각하면 할수록 사람이란 것이 알 수가 없어졌고, 저 혼자 별난 놈인 것 같은 불안과 공포가 엄습할 뿐이었습니다. 저는 이웃 사람하고 거의 대화를 못 나눕니다. 무.. 2024. 2. 10.
아쿠타카와 류노스케 단편선, <흙 한 덩이> 스미는 그저 망연히 며느리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. 그러는 동안 그녀의 마음에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져 왔다. 그것은 아무리 몸부림을 쳐 봤자, 눈을 감기 전에 도저히 편해질 수 없으리라는 사실이었다. ​ "저기, 할머니. 우리 엄마가 엄청 훌륭한 사람이야?" "왜?" 스미는 칼을 내려놓고 손자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. "아니, 선생님이 도덕 시간에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. 히로지네 어머니는 이 근처에 둘도 없이 훌륭한 사람이라고." 스미는 우선 당황스러웠다. 잠시 당황했던 스미는 발작적인 분노에 사로잡혀 사람이 변한 듯이 다미를 향해 욕지거리를 퍼붓기 시작했다. "암, 거짓말이지. 새빨간 거짓말이야. 네 어미라는 사람은 말이다. 밖에서는 엄청 일을 하니까 남들 앞에서는 훌륭해 보이지만 속은 고약한 사람이.. 2024. 2. 10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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